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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삶의모터

2020.11.15.14:00 뮤지컬 그날들

오늘의 캐스트. 요섭이 말고는 누가 나오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갔다 왔다. ;ㅁ;

1. 불호

 

(1) 일단 나는 김광석 노래를 잘 모르고, 그와는 별개로 '그날들'의 플롯을 좋아하지 않는다. 좀 달라졌나 싶었지만, 플롯은 별반 달라진 거 없었던 듯? (찾아보니 안기부 고문씬이 좀 확대되었다고.) 92년도의 사건은 그런대로 따라가겠는데, 현재(2020년?)의 영애 고하나와 친구(이자 차정학의 딸)인 차수지의 감정선에는 급발진이 너무 많아서 보는 내내 '쟤네 왜 그래....' 이런 심정. 사춘기라 그런가, 기승전 없이 왜 갑자기 결로만 소리지르지? 예전에 봤을 때도, 올해 다시 보고나서도 하나수지 플롯은 여전히 흐린 눈.

 

(2) 강무영의 모든 대사가 복선이라는 것도 좀 1차원적이라고 해야 하나. 러시아어를 읽을 줄 아는 거, 낙서가 비문 같다는 거, 송홧가루로 분진 폭발을 이룰 수 있다는 거, 차정학이 2등인 거 등. 나중에 "네가 만년 2등인 건, 그 앞에 '입장, 처지, 사명감' 따위가 있어서야!" 이 대사는 존멋인데, 허투루 지나가는 강무영 대사가 없어서 피로도가 높았다. 짧은 극 안에 내용을 다 때려박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겠지만서도.

 

(3) '그녀'의 어장이 싫다. 하하하하하. 왜 강무영을 선택했는지도 잘 모르겠네. 차정학이 배따라기 식의 오해를 하고 물러났기 때문에 강무영하고 진도가 나간 거지. 그 전까지는 둘다 '그녀'를 마음에 두고 나름 신경전을 벌였잖아. '그녀'는 받아주는 것도 아니고, 안 받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뭐..

 

 

2. 확실히 요섭이 목 상태가 베스트는 아니었다는 건 알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무리 없이 첫공을 끝냈다는 것에 박수! 여윽시 내 가수.

 

(1) 요새 복면가왕 때문에 좀 스트레스인데. (이거 써도 되나? 뭐, 여기 아무도 안 찾아오니까 써도 되겠지? ...=_=;;;) 음... 일단 내가 복면가왕을, 본격적으로는 처음 봐 본다. 한창 이슈몰이 했을 때도 단 한 번을 안 봤는데 ㅋㅋㅋㅋ 그래도 요섭이 나온다니까 한 번 봐 봤다. 그래서 이전의 라인업이 어땠는가 잘 모르는데, 자꾸 요섭이더러 물대진으로 날로 연승 먹었다고 해서 아이씨 했단 말이지. 나는 요섭이를 10년 넘게 보면서 요섭이더러 염소 창법이라고 하는 거 처음 들어봤다, 진심. 근데... 오늘 뮤지컬을 보는데, 음... 염소 창법이라고 할 사람도 있긴 있겠네, 싶더라. 상당 부분에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가니까 노래가 끝까지 울려퍼지지 못하는 느낌? 마치 뒷심 부족처럼. 음색이 아름답고 감정이 풍부하고 이런 거는 알겠는데, 성량이 파워풀하다? 이건 좀 물음표인 느낌.

 

(2) 그래도... 나는 그날들 보면서 '사랑했지만' 넘버에서 눈물 고인 거 처음이야. T^T 언젠가부터 요섭이 뮤지컬을 보면서 자꾸 우는데, 이게 나이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요섭이의 노래가 가진 힘인 건지. (뭘 고민하냐. 닥후지.) 요섭이 뮤지컬엔 대체로 유사부자 관계가 등장했는데, 나는 남녀간의 애정보다 부모자식간의 정에 감응하는 고로, 지금까지 아버지(비슷한 존재)를 잃은 요섭이캐의 절규에 나름으로는 잘 따라가면서 같이 울었단 말이야? 그런데 남녀간의 애정으로 북받치는 감정도 내가 같이 찡할지는 몰랐네. 

 

 

3. 요섭아, 이제 운동 그만 해도 될 것 같아. 건강 유지 차원... 정도에서만 그치면 안 될까? ㅋㅋㅋㅋㅋ 하하하하하. 그냥 내 취향이야. 수트 입으면 호리호리하고 존멋이던데, 벗겨놓으니 꽤 두툼하고나... 셔츠 터지는 거 아니니..

꾸러기 얼굴에 그렇지 못한 몸.

 

4. 궁금한 거

 

(1) 그래서 '그녀'가 간첩인가? 의미는 몰라도 읽을 줄만 알았던 강무영이 읽은 그 러시아어 문장. 안기부에서 '나는 북한의 간첩입니다.' 했던 거. 그거 '그녀'의 노트에 써 있던 건데. '그녀'는 암호로 써 놓은 것도 아니고,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러시아어로 대놓고 쓴 건 왜지? 청와대에 러시아어 하는 사람 하나 없을까봐? 간첩이라면 이렇게 허술해선 안 되는 거 아닌가. 92년도에도 그렇게 사라지고 결국 도망에 성공했다. 중국으로 넘어갔다면 밀항인데, 이게 가능한 거 보면 간첩 맞는 것 같기도 하고? 

 

(2) 정부는 왜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가? 한중수교 비밀회담 내용이 밖으로 샐까봐 입막음용이라면, 비밀회담 끝나자마자 죽이면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쓰다가 깨달았다. 아, 중국이 딴소리하면 그땐 통역사 카드를 쓰려고 살려둔 건가? 약속한 대로 나오면 통역사는 없어도 되고, 그렇지 않으면 왜 딴소리 하냐 이렇게 말하고 싶어서? (아니... 통역사 말에 그만큼의 무게가 있나?)

 

(3) 왜 기수 1,2등에게 이런 일을 맡겼을까? 차정학과 강무영에게는 게스트 경호라고 했으니, 일이 벌어지면 게스트를 보호하려고 할 텐데, 보호해도 문제, 보호 못하면 못한 대로 문제 되는 거 아닌가? 키워주진 못해도 마이너스가 될 게 뻔한 경력을 얘네한테 맡긴 이유는 대체? 음... 이것도 쓰면서 깨달음. 얘네를 수교 당일 경호시범팀으로 빼고 몰래 '그녀'를 죽이려고 했군? 게스트는 안전하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말하면 차강에겐 아무 일도 없는 거니까. (셀프납득)

 

(4) 고하나가 오컬트 매니아라는 설정은 왜 필요한 거지. 이것도 궁금. 대식이 놀리려고?

 

 

5. 코로나 19 시대의 커튼콜 문화가 달라졌다는 건, 다녀와서 알았다. T_T 함성 지르면 안 되는 거였어? 아니, 뭐, 이 나이 먹고 새된 목소리로 함성을 지르진 않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요섭이 본 거라 뱃속 깊은 곳에서 끓어나오는 애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쪼오금... 쪼오금... 환호했어. T_T 아이돌 팬의 관람 문화를 지적하는 글이 여럿 있었는지 요섭이도 인스타그램 스토리 추가. '예쁘게 말하는 방법'의 저자가 있다면, 그게 바로 바르고고운말 양요섭 선생이 아닐지? '하루빨리 여러분의 큰 함성도 듣고 싶네요!' >> "응. 함성 지르는 거 아니야. 지르지 마." 이거고, '공연이 끝나면 모이지 마시고' >> "퇴근길 막지마. 안 돼." 이거거든. 하? 올해, 직장에서 처음으로 말투로 고나리(...) 받아서 둥글게 말하는 법이라도 어디 가서 배워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다른 데 갈 필요 없지. 요섭이가 남긴 글만 읽어도 되는 걸.  

 

작긴 작았다. 차정학 앞자리에 서도 그를 가릴 수가 없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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