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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요섭이

2012.06.10. 어스름한 새벽, 댄스 신동 출현.

 

 

 

 

난 춤이 좋다.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춤이 멋있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잘 추는 춤, 당연히 좋다. 그래서 기광이나 현승이가 추는 춤을 좋아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기광이가 클럼프를 위시한 힙합댄스를 추는 것을 (그래서 뷰티풀 뮤직비디오를 좋아한다.) 현승이가 아이솔레이션이 확실한 팝핀댄스를 추는 것을 좋아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런 영역에서 빛나는 녀석들을 보는 건 확실히 즐겁다.

 

기광이나 현승이에 비하면 요섭이는 춤을 잘춘다고 볼 수 없다. 그들이 춤에 쏟은 열정과 시간만큼 요섭이가 쏟았으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보다 못추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요섭이의 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

 

팬들은 이것을 두고 '춤선이 곱다'로, 비슷하게는 '비율이 좋으니 뭘 해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절대로 맞는 말이다.

 

나는 거기에다 '센스 있다'는 표현을 덧붙이고 싶다.

 

1. 고대적 얘기지만, 백점만점에서 댄스 복사기로 활동하던 시절, (물론 상당수의 아이돌이 그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박경림 씨가 요섭이한테 캐릭터를 주기 위해 자리를 만들어준 거라고 생각하지만) 컨셉이 있다 하더라도 요섭이가 보여주는 습득력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춤을 따라한다는 것은, 그 느낌을 살리는 포인트를 그 짧은 시간에 캐치했다는 말이 아닌가.

 

2. 미처 춤을 배우지 못한 준형이에게 요섭이가 춤을 가르쳐 주는 영상도 봤다. 뭐, 여러가지 상황 조건이 있을 수 있다. 우선 대기실에서 깨어 있어야 하고, 준형이가 춤을 배울 만해야 하고, 준형이랑 친하면 더 좋고. 멤버를 챙기는 오지랖이 부담스럽지 않아야 하고. 이런 조건이 들어맞는 게 요섭이니까. 이 많은 조건 중에 '춤을 배울 만하다'에 밑줄 쫙.

 

3. 요섭이의 춤이 센스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들. (두서없음) 엠티비 비스트에서는 안무 선생님이 가장 춤을 잘춘다고 하는 기광이와 리더라서 대표가 된 두준이가 팀원을 선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두준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요섭이를 뽑았고, 버블이라고 하는 노래에 위트가 가미된 안무를 얻었다. 예능제작국 오프닝 댄스에서 재미는 두준이, 동운이에게 맡기고 요섭이는 댄디한 댄스를 보여주었다. 앞에 기광이와 현승이가 있었는데, 대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춤꾼이었던 준형이보다 요섭이가 더 춤판에서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스트의 안무가 아니더라도 같은 소속사 식구들의 안무도 포인트를 제대로 알고 있다. 작년 여름 큐브콘에서 신사동호랭이의 큐브리믹스 타임 때도 깨알같은 안무는 요섭이 몫이었다. 그리고 나를 전율에 떨게 했던 지난 8월 인기가요 OMG. 요섭이 춤의 정수였다.

 

4. 큐브에서 누가 제일 춤을 잘추느냐는 질문에 하우신은 "요섭이."라고 했다. 또, 이번 영상을 올리면서 '노래를 가장 잘 하는 멤버의 춤추는 재능'이 아까워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분명 '재능'이랬다. '재능'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요섭이의 춤이 타고났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이런 걸 보통은 '센스'라고 한다.

 

정해진 기본적인 루틴이 있고, 그 느슨한 틈에 자신만의 색깔을 얹을 수 있는 안무에서 요섭이는 빛난다. 빡빡하게 짜여진 안무라도 잘 따라는 하겠지만, 요섭이 특유의 손짓이나 표정이 없으면 그 매력을 알 수가 없다. (쓰고 보니까, 누구나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드네. 하하하. 빠순심이 다 그렇지. 내 새끼가 최고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는, 골반을 많이 쓰는 클럼프는 요섭이한테 안 어울리는데, 이런저런 점을 모두 다 합치면, 이번 what's your flavor 는 요섭이에게 최적의 선택이었다. 어떤 안무에서 요섭이의 매력이 발산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한 하우신의 안목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사족보행 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양요섭의 팬이에요, 여러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섭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